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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메트릭스의 줄거리와 의미 2

김현선(포근한마음) | 2008.09.15 12:14 | 공감 0 | 비공감 0
40. 현재의 6번째 네오는 이전의 모든 네오들과 조금 달랐다. 일단 네오는 선배 네오들 처럼, 결국 키메이커를 찾아내 결국 아키텍트에게 까지가는데 성공한다(사실은 이것 역시 넓게는 아키텍트의 예정과 목적대로 된 것이다). 거기서 아키텍트가 제시한 시온의 존속과 트니리티의 목숨 사이에서, 네오는 사랑을 택한다.
 
이전의 네오들은 모두 시온의 존속을 택했다. 그러나 네오의 선택은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서, 진정한 인류애가 나온다는 데레사 수녀의 가르침을 전해주는 것일까? 그럼에도 인류를 포기하고 한 여자를 선택한 것이 사랑의 행위로 정당화되기는 어렵기에 필자는 이 대목이 설득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어색하지만은 않다.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41. 아마도 아키텍트는 5번의 재부팅을 통해 인간 심리 분석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에서 이제 `사랑`이라는 가장 신비한 변수와 감정을 현재의 네오를 통해 마지막으로 측정하여 그 값을 산출한 뒤 매트릭스를 완성하고서, 이제 백업용 안전장치로 마련해둔 시온을 용도가 다한 이유로 영원히 멸망시키려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트리니티 역시 궁극적으로 아키텍트 계획 속에, 네오를 통해 사랑이란 것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그램되었던 여자였다. 아마 매번 여자와 시온의 선택이 선배 네오들에게 제시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네오의 사랑의 대상은 계속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이제 6번째 네오가 트리니티, 즉 사랑을 택하면, 시온은 이제 영원히 망하고 만다. 아마도 실험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 즉 시온의 존속을 택하면, 시온은 완전한 멸망은 피한 뒤 17명과 6명으로 다시 존속하고 네오는 삭제된 후 새로운 the One이 다시 등장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후에도 아키텍트의 인간의 `사랑`에 대한 테스트가 계속 될 예정이었을까?
 
42. 한편, 네오의 또 다른 예측 곤란한 측면은 다른 네오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져 위협적이었다는 것이다. 아마 현재의 네오인 앤더슨 자신의 본래의 능력(이것 역시 아키텍트가 예상치 못한)으로 인해, 갈 수록 주입된 네오 프로그램을 초월한 놀라운 능력이 발휘된 것으로 생각된다. 혹은 앞서 말했듯이, 스미스와의 프로그램 충돌 사태로 스미스와 네오가 각자 통제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해서, 점점 서로 대칭점으로 그 능력이 커진 것일 수도 있다. 필자는 둘 다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다.
 
43. 그러나 기계들도 인간의 사랑의 감정을 거의 파악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3편에서 사티는 인도인 아버지(프로그램)과 어머니(프로그래머) 사이의 사랑의 결과 예상치 못하게 탄생한 프로그램이 되어, 목적 없는 까닭에 삭제될 위기에 처했으나 오라클의 후계자로 바뀌어 목적을 갖게 된다. 또한 거대한 레스토랑 주인으로 프로그램을 사고파는 마피아 두목같은 메로빈지언(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다)의 섹시한 아내(역시 프로그램)가 네오에게서 거의 비슷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오라클도 또한 그런 사랑의 감정을 어느 정도 지닌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사랑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키텍트는 그 사랑의 감정의 완전한 산술화를 6번째 네오를 통해 완성하려 했을까?
 
<참고로, 오라클이 자꾸 네오와 모피어스 전사들을 돕는데, 언급했듯이, 원래 그렇게 역할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이 과정에서 오라클 역시 인간의 사고와 감정, 특히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습득하면서, 인간의 완전한 파멸을 원치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일종의 아키텍트의 통제를 벗어난 활동을 하는 셈이다(아키텍트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라클은 원치 않았지만, 당장 시온은 이제 완전히 파멸될 위기에 처해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6번째의 네오를 끝으로 아키텍트의 모든 프로젝트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또한 아키텍트가 네오에게 인간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이미 개발했다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불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반복하지만, 오라클은 인간에게 습득한 감정과 사랑의 데이타로 어느 정도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진듯 하다. 이러한 사실은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핵심 데이타베이스)를 전수하면서, `쿠키는 사랑으로 굽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강력하게 암시된다.>
 
<한편, 6번째 네오란 것은 성경의 하나님의 6일 창조를 상기시킨다. 6일째에 모든 것을 완성하고 7일째에 안식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6번째 네오를 통해 매트릭스의 불안정성이 모두 해결되고, 이제 매트릭스는 영속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암시한다(물론 대체 에너지가 계발 되었지만, 아마 대체 에너지가 고갈될 경우를 대비해서 안정성을 확보하여 완성된 매트릭스를 비상용으로 계속 보존하는 것일 수도 있다)>
 
44. 2편에서부터 스미스는 무한 복제 능력으로 세력을 키우는데, 메인 시스템(아키텍트=기계대왕)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 아마도 아키텍트(기계왕)이 모르고 있던 이유는, 이제 매트릭스 시스템 실험이 이번 네오로 끝나서 완벽한 매트릭스 재부팅과 시온 멸절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마치 컴퓨터 사용자가 어떤 작업에 집중하면, 바이러스가 어느 수준까지 활동해도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스미스는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곧 시스템이 완전 다운되므로, 네오는 이대로 두면 머지 않아 기계(컴퓨터)와 인간이 모두 공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 아키텍트가 수십만의 센티넬의 공격으로 시온을 멸망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나 아키텍트 자신도 스미스에게 잡아 먹히게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여기서 네오가 인류를 구할 방법은 딱 하나. 아키텍트(기계대왕)을 직접 찾아가 담판을 짓는 것이다. 당신을 구할테니, 인류를 멸망시키지 말아라!
 
45. 3편 막판에, 오라클 역시 모든 상황이 선택의 변수로 설명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위협적이 되어, 시스템이 올 스톱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번도 감행해보지 않았던 최종적 도박을 한다. 그래서 나중에 아키텍트가 그것을 두고 `위험한 게임을 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이 스미스에게 고의로 복제 당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아마도 오라클은 스미스의 소스를 분석해서 데이타화 한 뒤, 메인 시스템(아키텍트)에게 전송하려는 모험을 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키텍트(기계왕)은 데이타베이스인 오라클의 도움없이는 변종된 프로그램의 소스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예언자답지 않게, 여기서 자신도 인간처럼, 믿음의 선택을 한다. 한낱 프로그램이 사실상 거의 인간에 가깝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네오가 스미스에게 일부러 복제당할 것이라 믿고 세상이 걸린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왜 모험인가? 만일 자신의 믿음대로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계획은 허사로 돌아가고 말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뒤에 설명된다.
 
46. 수 십만의 센티넬 군단이 시온을 거의 멸망시키려고 하기 직전에, 네오는 트리니티와 함선을 타고 기계 도시의 근원인 A.I.(기계대왕=아키텍트)를 찾아가 담판을 짓기로 결심한다. 네오는 자신의 능력과 하늘의 구름층으로 날아오르는 지혜를 이용하여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고 막강한 기계 군단의 수비를 뚫고 기계의 근원인 메인 시스템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트리니티는 죽음으로 네오와 이별한다.
 
<여기서 왜 센티넬이 햇볕 근처의 구름층에 이르자 모조리 작동불능이 되어 떨어졌을까? 중력때문이었을까? 혹시 센티넬의 에너지 수급 체계상 햇볕 에너지를 받으면 오작동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아마 모든 기계를 작동중단 시키는 EMP무기의 원리가 혹시 이와 관련되어 있을까? 그러나 글의 서두에 밝혔듯이, 인간은 구름 층과 더불어 거기에 강력한 전자파(EMP)가 계속해서 발생하게끔 만들어놓은 듯 하다. 그러면, 왜 네오가 탄 전함은 무사했는가? 무사한 것이 아니었고 구름 층을 뚫고 날아올라 이미 전함의 시스템은 올스톱되었고 따라서 전함은 지상으로 그대로 추락하고 만다. 그 충격으로 트리니티가 날카로운 철에 찔려 죽는다.. 그리고 아마도 네오는 자신의 초능력이 그의 생존에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왜 네오는 매트릭스 밖에서도 초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네오는 이미 기계의 원리를 다 뚫었기에 눈을 잃어도 기계의 복잡한 전기장과 코드를 초능력으로 감지해 인식한다. 또한 그가 매트릭스 밖에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그가 기계와 자연은 공통의 물리적 원리 하에 움직인다는 것을 이미 파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동일한 물리화학적 법칙이 생물체와 무생물체, 기계에 공통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 원리를 이미 꿰뚫은 네오는 매트릭스 밖에서도 초능력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47. 기계의 근원 앞에선 네오, 아이러니컬하게도, 결국 오라클이 말한 네오의 목적대로 다시 근원(소스)으로 돌아간 셈이 되었는데, 그것은 매트릭스 내가 아닌 현실에서의 소스였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이제 달라졌다. 그것은 스미스의 제거를 통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다. 네오는 스미스의 현 실체를 전해주며, 스미스가 당신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경고한다. 네오는 자신이 그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조건으로 인류에게 평화를 달라고 제안한다. 처음에 믿지 않던 메인 시스템(A.I.=아키텍트)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네오를 매트릭스에 접속시켜 스미스와 대결하게 한다.
 
48. 둘은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결국 네오는 스미스에게 고의적으로 복제당하는 선택을 한다. 네오는 왜 스미스를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을까? 필자의 생각에, 네오는 일단 스미스와 맞대결해서 승부를 내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막판에 네오는 스미스의 목소리에서 오라클의 말을 듣고 순간적인 판단을 한 것같다. 즉, 네오는 오라클이 복제되어 스미스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오라클이 믿었던대로, 스미스에게 자신이 일부러 복제당해 준 것으로 추측된다(이 장면에서 그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스미스에게 복제되어 스미스 속으로 덮어쓰기가 된 오라클이 그의 안에서 이미 스미스의 모든 소스를 분석해 놓았기에, 자신이 스미스로 변하면, 메인 시스템에 자신이 아닌 스미스가 접속이 되어 있는 셈이 되기에, 오라클이 그 순간 메인 시스템(아키텍트=기계왕)에 스미스의 소스를 전송해주어(혹은 기계왕이 읽어서), 순식 간에 스미스를 제거하게끔 한 것이 아닐까? 이 경우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당한 이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된다. 생각해보라! 스미스가 오라클을 복제하면, 이제 가장 강한 스미스는 오라클-스미스가 된다. 그러면, 당연히 오라클-스미스와 네오가 맞붙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을 오라클은 계산했으며, 또한 오라클 프로그램 특성상 복제되어도 그 안에 잠복되어 살아있는 채 소스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순순히 복제되어준 것이다. 마지막에 스미스가 파괴된 자리에 오라클이 웃으며 누워있는 것도 오라클이 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 아닐까?
 
<혹자는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주어 그의 힘을 일부러 강력하게 만들어 더 이상 아키텍트(메인시스템)가 네오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한다. 설득력있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아닌 듯 하다. 왜냐하면, 오라클은 단순히 오라클-스미스와 네오가 맞대결하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 복제당해 준것이고, 또한 자신의 목적은 스미스 소스 분석 후 기계왕에게 전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스미스는 오라클 없이도 충분히 강력해졌다. 따라서 스미스가 오라클을 먹은 이유는 더욱 강력해지기 위해서도 있지만, 스미스의 목적 자체가 모든 것을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오라클이 왜 순순히 복제되어주었는지 한번쯤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복제부터하는데, 그는 무한 복제라는 단순한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아키텍트는 오라클의 도움 없이는 소스 정보를 알아낼 수 없었기에, 오라클은 이 목적을 위해 모험을 한 것이다.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또한, 혹자는 스미스와 네오는 대칭점(음, 양)이기 때문에, 한쪽의 존재 소멸은 자동적으로 다른 쪽의 소멸을 가져와 결국 네오의 소멸로 스미스도 자동 소멸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극적인 효과 면에서는 결과론적인 멋진 설명이지만, 대칭점이라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은 바이러스가 없어도 존재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없으면, 기능은 남아있으나 `목적`이 없어진다. `목적`이 없어지면, 매트릭스 내에서는 통제자에 의해 삭제된다. 대칭점이라해서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3편 마지막에 분명히 기계왕이 네오가 스미스화 한 순간, 강력한 조치(어떤 전류 주입 같은 것)를 취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스미스가 대칭점의 소멸로 자동 소멸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49.아무튼 네오는 스미스에게 복제(희생)당함으로써, 인류와 기계를 구원한다. 여기서 기독교적 색채가 강력히 나온다. 마지막 장면에 죽은 네오가 십자가 모양으로 메인 시스템 위에 두 손을 뻗어 누워있다. 네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류와 기계가 구원을 받은 것이다.
 
50. 여기서 몇 가지 추가적인 인물들에 대해 말하자면, 3편의 사티는 오라클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자신의 기능을 넘겨 준 복제 프로그램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티는 목적 없이 인도인 모습의 부부에게서 태어난 프로그램이다. 사티의 부모는 둘 다 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다. 남편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램, 즉 프로그래머, 엄마는 프로그램. 그런데 기계 간의 사랑으로 우발적으로 태어났다. 이것은 기계가 거의 사랑이란 것을 완성하는 시점까지 왔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렇게 인간처럼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사티는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중재하는 강력한 존재로서 역할한다. 사티는 프로그램 부모에게서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 삭제될 운명이었으나, 메로빈지언과의 흥정을 통해 사티가 오라클에게 건네지고, 오라클의 후계자로서 목적을 갖게 된다.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쿠키`가 중요한 컴퓨터 용어이기에 핵심 데이타베이스 구축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51. 한편, 프로그램도 수명이 다하고 버전업되는 법이라 아마 새로운 오라클 버전인 사티에게 데이타 빽업을 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3편의 마지막 장면에 오라클 후계자인 사티가 평화의 상징인 태양을 만들어내는데, 이것도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장치라고 생각한다. 사티가 어리듯이 인간과 기계의 공존도 이제 시작이라는 암시를 준다. 즉, 사티는 인간과 기계의 공존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다.
 
52. 레스토랑 사장이자 조폭 두목같은 밀거래꾼 메로빈지언은 통제를 벗어나 매트릭스 내에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프로그램으로 보이지만, 넓게는 역시 아키텍트의 예정 속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아키텍트는 두번째 매트릭스 버전에서부터 메로빈지언이라는 골머리 아픈 자율 프로그램을 일부러 만들어, 거기에 키메이커를 감춰놓고 네오가 찾게끔 프로그램화 해놓았다. 일종의 프로그램화된 게임인 것이고, 메로빈지언은 그 게임의 규칙에 충실할 뿐이다. 그 자신은 이 사실을 모른 채 통제 범위 내의 자율의식을 가지고 단순히 키메이커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키는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이것은 메로빈지언이 네오에게 "넌 네 선배들보다는 좀 낫네"라고 말한 대목에서 알 수 있다.
 
53. 혹자는 메로빈지언이 구버전의 네오라는 주장을 한다. 즉, 오늘날 프랑스의 메로빈지언 지방이 예수가 죽지 않고 프랑스로 도망가 태어난 후손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설이 있는데, 메로빈지언이란 이름은 제작자가 이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붙여진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전의 네오가 이전 매트릭스 버전에서 아키텍트와 흥정을 할 때 사랑을 택하지 않고 시온을 택하여 매트릭스를 리로리드하게 만들고 자신은 생명을 부지하여 구석의 암흑가로 피신해 와 여전히 살아있는 데 그가 바로 구버전 네오인 메로빈지언이라는 것이다. 매우 일리가 있으나 필자가 보기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볼 때 메로빈지언은 오라클처럼 매트릭스 두번째 버전부터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서 계속 그 자리에 있었으며 그 임무, 즉 목적은 키메이커를 감춰놓고 네오를 방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그 동안 여러차례 여러 네오를 매번 만났기에 네오에게 "그 전 너의 선배들은 어쩌고 저쩌고"라는 말을 내뱉는 것이다. 오히려 단순하게 프랑스의 악명 높은 메로빙조 왕조를 연상하는 역할로 보는 것이 설득력 있다. 즉 메로빈지언이란 단지 이름 그대로 악당을 의미한다.
 
54. 동시에 아키텍트는 고의적인 불완전(악, 불의)의 요소의 하나로 메로빈지언을 만든 것 같다. 즉, 최초의 매트릭스가 인간에게 완벽했으나, 그 완벽성을 의심하는 인간들이 자꾸 에러를 일으키자, 아키텍트가 불완전성의 요소로 메로빈지언이란 악의 요소, 즉 사기, 매춘, 향락, 밀거래라는 불의와 부조한 존재로 역할하도록 해, 인간들이 매트릭스의 허상을 완전한 현실로 착각하여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통제권 내의 자율성이 부여된 메로빈지언은 그러나 언제든 메인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은 가진 듯 하다.
 
55. 3편의 마지막 장면에 아키텍트와 오라클이 대화한다. 아키텍트는 갇힌 사람들(원문은 `풀려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 논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들만 해당될 수도 있기에)은 자유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평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아키텍트는 인간을 비꼰다. `나는 인간이 아니라 약속을 지킨다.` <이 발언은 아키텍트가 현실의 기계대왕의 아바타임을 보여준다. 즉, A.I.의 현실의 모습은 기계 대왕, 매트릭스 내부에서의 모습은 아키텍트로 추론되어, 결국 A.I. = 기계대왕 = 아키텍트로 추론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객체일 가능성도 있다.
 
56. 이어서 오라클과 사티가 등장한다. 오라클은 프로그램의 수명이 다했다(혹 구버전으로 폐기)는 것을 암시해주고, 사티가 그 기능을 이어받아 점점 키운다. 그래서 사티는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57. 아키텍트가 인간 해방을 약속했지만, 그렇다면, 기계와 인간은 어떻게 공존할까? 관객들의 상상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여기 그 가능성들을 생각해보았다.
 
1) 아마도 대체 에너지를 이미 계발한 메인 시스템은 매트릭스 인큐베이터에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어, 시온에 가서 살게 하고, 시온의 사람들은 더 이상 기계에 대한 저항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2) 혹은, 현실보다는 인큐베이터에서 매트릭스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 원하는 사람들만 시온에 가서 살게 하는 수도 있다.
 
3) 그것도 아니면, 필자의 생각인데, 인간만이 EMP로 가득찬 구름층에 올라갈 수 있고, 또한 인간이 이 구름층으로 태양을 가렸으니, 그것을 제거하는 기술도 인간 만이 가지고 있어서(그래서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기계라도 구름층을 없애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구름 층을 제거해주고 메인 시스템은 모든 인큐베이터 인간을 해방시켜주어, 인간도 기계도 모두 햇볕 아래서 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시온이 거듭 멸망했는데, 인간이 구름층 제거 기술을 계속 가졌을까? 아마도 문명과 기술 전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 엄청난 지하 시온의 도시를 지었고..)
 
4) 마지막 장면(오라클과 아키텍트의 대화, 오라클과 사티의 대화)을 보면, 도시 건물만 있고, 인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스미스들의 폭파가 도시 전체에서 확산되는 장면에서 보듯이, 대다수의 인간들이 이미 스미스로 복제되었을 수 있다. 그래서 인큐베이터의 대다수 인간들이 다 죽은 것이다. 만일 여전히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있고,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에 인간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아키텍트가 이미 매트릭스 시스템에서 인간의 활동을 중지 시킨 것이 아닐까? 그 상태에서 아키텍트가 인간을 풀어주고 가는 것이고, 이제 인간은 기계와 화해하고.... ^^
 
58. 마지막으로, 사티가 새롭게 태양을 만들어 새로이 매트릭스를 보완했다는 것은, 어쩌면 매트릭스가 이미 한번 더 리로디드 된 상황인지도 모른다. 아마 그 매트릭스에는 스미스 요원이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네오도 더 이상 불필요 할 것이고. 또한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는 사티의 말은 그런 공헌을 한 네오에 대한 기념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인간의 본성에 따라 기계와 공존을 거부하면, 7번째 네오가 또 다시 필요하겠지만. 그러면 사티의 참여로 새로 만들어진 매트릭스 세상 역시 사실상 새로운 네오를 대상으로 한 시험 장치가 되는 것인가? 스미스도 다시 만들어지고. . .
 
이 공존이 불안하다는 말은 그런 의미일 수도 있다. 아뭏든 영화 결말 에서는 일단 인간은 더 이상 기계를 위협하지 않으니까 매트릭스에는 스미스가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매트릭스 내에서 살고, 현실을 택한 사람은 매트릭스 바깥에서 살면 되는 것인가? ^^ 어떤 삶을 택하든 사람들은 서로 상관치 않고...어찌되었든 그냥 행복하면 되니까. ^^
 
59. 총정리해보자면, 왜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했던, 전능한 아키텍트(기계대왕)가 이런 위기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까? 필자의 추측으로, 아마 6번째의 변수들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 컸고, 그것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인 듯하다. 아키텍트는 네오가 예상 밖의 잠재력이나 혹은 스미스와의 소스 교환으로 결국 통제를 벗어나게 된 셈인데, 그것을 예측 못했던 것 같고, 스미스 역시 그렇게 변종이 되리라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 같으며, 또한 자신의 의도 속에 움직이던 오라클이 인간 심리 분석 과정에서 `사랑`이란 것을 배워, 어느 정도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적극 인간 편에 서게 된 것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1%의 에러가 유난히 심각하게, 그리고 동시다발로 발생해, 결국 시스템 올 스톱의 위기에 봉착한 A.I.가 네오의 제의를 받아들여, 평화를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60. 이 영화의 메시지는 `공존` `평화` `사랑` `인간의 가치`, 또한 기계에 대한 경고, 혹은 기계에 종속도 되지말고 기계를 지배하지도 말라는 교훈?(기계나 제품을 쓸 때 정성을 기울여 존중해주어라?^^). 또한 인간은 믿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비꼬며 교훈해준다. 나아가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여러 이해 집단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서 수탈과 학대를 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교훈이 들어있다. 결국 이 영화에는 희생을 통해 진정한 구원과 희망이 있다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두드러지지만, 다분히 다양한 종교와 철학, 세계관이 어우러진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종교 다원적 틀 속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가 듬뿍 담겨져있다.
 
61. 기타
1) 이름 뜻과 방 번호, 사물 하나 하나 까지 모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테면,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의 꿈의 신, 트리니티는 성경의 삼위일체, 느부갓네살 함선은 성경 다니엘서에 나오는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바벨론 왕 등등 모두 생략하지만, 알면 알 수록 흥미롭다.
 
2) 한편, 메로빈지언의 심부름꾼인 트레인맨이 창조했다는 현실과 매트릭스 세계의 중간 지대란 CMOS가 아닐까? 아니면 누구 말대로 버퍼링 상태의 세계? ^^
3) 기타 좋은 해석으로 이 영화를 프로이드의 심리학으로 해석하자는 제안이 딴지일보에 있다. 즉,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를 표층 자아와 심층 자아의 구도, 혹은 자아와 초자아의 구도로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맞을 뿐 전체적인 맥락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하다.
 
4) 매트릭스의 통제를 세계를 장악한 미국의 패권주의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미국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연이어 나타나는 네오들과 시온의 전사들로서, 아마 빈라덴, 김정일, 후세인, 체게바라 등등 이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견해인데, 매트릭스 영화 자체가 지배와 피지배 구도를 가진 모든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기에, 역시 가능한 적용이라고 본다.
 
62.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 아무 것도 모르면서 비판을 가하는 분들에게. 먼저, 이해를 하고 비판하기를 부탁한다.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슈퍼맨 식 액션(설명했듯이, 정말 그럴듯한 영화의 설정이 있다)만 보고 내리는 평가하지 말기 바란다. 또 다른 사람들은 영화가 즉시 이해가 되어야지 난해하게 만들어놓은 사람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그런 분들이 제대로 평가해주는 매트릭스 1도 사실 개봉되었을 때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이다.
 
즉, 이 영화는 묘하게도 극장에서는 사실 크게 흥행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역시 제대로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매트릭스 1은 비디오 시장을 강타하여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왜냐하면, 이해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이 영화는 한번 봐서 가치를 평가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오하고 뛰어난 책은 무협지와 다르다. 그런 책은 두번 세번 읽을 수록 그 심오함에 헤어나지를 못한다. 매트릭스가 바로 그런 영화다. 이러한 `관객과 영화의 괴리감`은 2편에서 극심해졌는데, 2편이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철학적, 종교적 메시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2편을 이해못한 관객들은 그래서 3편에 대한 이해를 상당수 포기했다.
 
그러니 매트릭스 영화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5%도 제대로 안된는 것이다. 그러나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3편 역시 이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분명 이 영황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지리라 믿는다. 그 밖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리플 부탁합니다. 저도 의견을 참고해서 새로 완성된 해석을 할 때 도움되니까요.
 
출처 : 네이버 영화 메트릭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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